40세 자연임신 테스트기 두 줄 확인, 믿기지 않는 순간
결혼 4년 차. 결혼 1년 후부터 임신을 시도하기 시작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 후로 오랜 난임과 두 번의 시험관 시술, 그리고 두 번의 유산으로 힘들어하며 눈물 흘리던 날들이 많았던 저희 부부ㅠㅠ
저는 올해로 40세가 되어(만 39세라고 강조합니다...) 다시 시험관을 시작하기로 했고
1월 초,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난임클리닉 예약을 어렵게어렵게 성공해서 다녀왔어요.
그리고 이번 생리가 시작되면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생리는 늦게 시작할 거에요"
당시 마지막 생리 시작일은 12월 28일, 난임클리닉 진료를 보던 날은 1월 8일. 생리시작 후 11일차였는데, 원장님께서 아직까지도 자라는 난포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생리는 늦게 할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럼 이번 기회에 마지막으로 자연임신을 한번 시도해 볼까 하는 마음에 어플상 배란 예정일 즈음 동네 산부인과에서 배란 초음파를 봤어요. 그런데 거기서도 아직 '최소 일주일'은 더 있어야 우세 난포가 보일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즉, 원래라면 배란예정일인데도 우세 난포가 전혀 없던 상태였어요ㅎㅎ 좀처럼 배란일을 알 수 없었던 상황인 데다가 설 연휴까지 길게 이어져서 다시 진료를 보지 못하고 이쯤은 배란이 되었겠거니 하며 지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빨리 생리가 시작해서 과배란을 하러 가기만을 기다렸죠.
그런데 예상보다도 생리가 너무 늦어지는 거예요..? 어플상 생리 예정일 14일이 지났고, 곧 생리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계속 소식이 없더라구요ㅎㅎ 혹시,,? 하는 마음에 아침에 일어나서 테스트기를 해봤지만 단호박 한줄 😭
역시나 아니구나,, 그냥 생리가 늦어지는거구나,, 하며 기대를 버리고 시험관을 시작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마음이 조급했던 건 제 일정상 3월이 되면 생활이 바빠질 것 같아서 난자 채취를 하는 게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에요. 2월 안에 채취 일정이 잡히는 것이 좋은데 마냥 생리를 기다리다가는 3월로 넘어갈 것 같아 빨리 병원 진료를 보고 생리유도주사라도 처방받아야겠다 싶었어요. 병원에 연락하니 그 정도 생리가 늦어졌으면 진료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셔서 이틀 뒤 내원하기로 예약을 해두었어요.
이상한 몸의 변화, 혹시 임신 증상?
그런데 병원 예약을 잡은 그날, 이상하게 몸이 뜨끈뜨끈하면서 미열이 나는 듯했고, 몸이 무겁고 나른한 느낌이 들었어요. 감기 몸살까지의 느낌은 아닌데 이상하게 미열이 나는 느낌? 신랑도 왜케 열이 나냐면서 걱정했고요,, 예전에도 시험관으로 착상이 되었을 때 미열이 났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랑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이미 단호박 한 줄을 확인했기에 괜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죠..ㅠㅠ
다음날 되니 몸이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평소대로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도 하고 러닝도 했답니다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좀 아찔...😂) 그래도 무슨 일인지 러닝 후 항상 덜덜이(?)로 하체를 풀어주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왠지 덜덜이를 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병원 가기 전 확실하게 해두려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리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엥,,??
희미한 두 줄이 나타났어요 😮

워낙 연한 선이 나타나서 이게 두 줄이 맞나 싶어 맘카페에 사진을 올리니 다들 두 줄이 맞다고 하셔서 당황ㅎㅎㅎ
임밍아웃 하는게 로망이었는데 그런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누워있던 신랑에게 달려가 나 임신한 것 같다고 테스트기를 들이밀고 말았습니다ㅋㅋㅋ 이대로 남편 임밍아웃은 바이바이,,, 😥
병원 검사 결과, 그리고 조심스러운 기다림
설레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갔어요. 피검사를 했더니 HCG 수치가 19.10,
아직은 피검사 수치가 낮아서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며 4일 후에 다시 검사해 보자고 하셨어요. 그때는 지금 수치의 최소 4배는 올라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솔직히 너무 불안하고 걱정되었습니다ㅠㅠ
그 후로 아침마다 임테기의 노예가 되어 첫 소변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다행히 두 줄이 점점 진해지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아기의 존재감을 느끼면서도 아직은 조심스럽네요,,
믿기지 않는 40세 자연임신, 그리고 소망
솔직히 저희가 자연임신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동안 두 번의 시험관에서 두 번 모두 착상에 성공했지만 자연임신이 된 적은 없었고, 모두 초기에 유산되었던 아픔이 있었기에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그저 건강한 몸을 만들어서 시험관이라도 한 번에 성공하기만을 바라고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올 줄이야ㅎㅎ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크지만, 그냥 지금은 우리에게 찾아온 아기를 반갑게 맞아주고 지금의 행복한 기분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어요! 지난번은 모두 걱정만 하다가 그러지 못했거든요..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려고요 🙂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신기하고 놀랍고, 하루하루가 경이로운 기분이에요. 부디 이번에는 우리 아기가 찰싹 달라 붙어서 건강하게 자라 주기를!!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모두 좋은 소식을 만나길 바랍니다. 🍀